태몽은 언제 꾼 꿈을 말하나요?
임신을 알기 조금 전부터 초기 몇 달 사이에 꾼 꿈을 흔히 태몽이라고 불러요. 본인이 꾸기도 하고, 남편이나 친정어머니, 가까운 친척이 대신 꾸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누가 꿨느냐보다 장면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느냐를 더 쳐 주는 편이에요.
보통 꿈과 가르는 기준도 기억의 선명함이에요. 눈뜨고 한참 지나서도 색이나 소리, 손에 닿던 감촉까지 남아 있으면 그 장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조각만 흐릿하게 남은 꿈은 그냥 흘려보내는 쪽이고요.
한 사람이 비슷한 태몽을 여러 번 꾸기도 해요. 같은 동물이 며칠 간격으로 나오거나 같은 장소가 반복되면, 그 장면들을 묶어서 하나로 이야기해요.
옛 해몽서에서는 어떻게 갈랐나요?
옛 해몽서는 꿈에 나온 것을 동물, 식물, 자연물, 물건으로 크게 나눠 놓았어요. 용이나 호랑이, 큰 구렁이가 나오면 기운이 센 장면으로 적었고, 복숭아나 밤, 대추 같은 열매는 결실 쪽으로 적었어요. 해와 달, 맑은 물도 자주 나오는 장면이었고요.
그 시절에는 장면을 두고 아들인지 딸인지 갈라 말하는 관습이 있었어요. 길고 단단한 것은 아들, 꽃이나 둥근 열매는 딸이라는 식이었죠. 남자아이를 바라던 시대 분위기가 그대로 들어간 풀이라, 지금은 성별을 가르는 근거로 쓰지 않아요.
같은 동물을 두고 책마다 적어 놓은 말이 다르기도 해요. 만들어진 지역과 시기가 제각각이라 어느 한 권을 정답으로 두기는 어려운 쪽이에요.
태몽에 자주 나오는 장면은 어떤 것들인가요?
동물 쪽에서는 구렁이와 뱀, 호랑이, 용, 큼직한 잉어, 소, 강아지가 자주 나와요. 크기와 색이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되는 경우가 많고, 그 동물이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는지 달려들었는지까지 기억에 남는 편이에요.
열매와 꽃 쪽도 흔해요. 복숭아, 밤, 대추, 감, 고추, 탐스러운 꽃송이 같은 것들인데, 따거나 받아서 품에 안는 동작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몇 개를 쥐었는지 기억난다면 그것도 적어 두면 좋아요.
해와 달, 맑은 물, 무지개, 반지나 보석 같은 물건이 나오는 태몽도 자주 이야기돼요. 어느 쪽이든 그것이 내 쪽으로 왔는지 손에서 놓쳤는지가 갈림점으로 기록돼요.
요즘은 태몽을 어떻게 읽나요?
요즘 풀이는 장면보다 그 장면에서 남은 느낌을 먼저 물어요. 커다란 구렁이를 봤어도 무서웠는지 든든했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아주 달라지거든요. 색이 밝았는지 어두웠는지, 그것이 내 쪽으로 다가왔는지 멀어졌는지도 같이 적어 둬요.
앞일을 미리 알려 주는 예고로 두지 않는 것도 달라진 점이에요.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가 장면에 묻어난다고 보는 쪽에 가까워요. 걱정이 큰 시기에는 쫓기는 장면이, 기대가 클 때는 무언가를 받아 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편이고요.
성별이나 아이의 앞날을 꿈 하나로 단정하지 않는 것도 요즘 방식이에요. 태몽은 그 무렵 집안의 마음을 담아 둔 기록에 가깝고, 자란 아이에게 들려줄 이야기로 남겨 두면 그것으로 충분한 쪽이에요.
태몽과 사주는 무엇이 다른가요?
꿈은 한 장면이고, 사주는 아이가 태어난 뒤에야 생기는 글자예요. 태어난 해와 달, 날, 시간을 글자로 바꾼 것이라 사람마다 기억이 달라지는 일도 없어요. 둘을 같은 줄에 놓고 견주기는 어려운 쪽이에요.
아이가 태어나면 생년월일시로 일간부터 뽑아 보는 순서로 넘어가요. 일간은 태어난 날의 글자라 성향을 짚을 때 기준점이 되고, 나무와 불과 흙과 쇠와 물 다섯 기운 가운데 어디에 몰려 있는지도 그때 드러나요.
태몽 장면과 아이 사주 글자가 우연히 닮아 보일 때도 있어요. 이야깃거리로는 재미있어도 한쪽으로 다른 쪽을 증명하려 들 필요는 없어요.
태몽은 어떻게 적어 두면 좋나요?
깨자마자 세 가지만 적어 두면 나중에 읽기 편해요. 무엇이 나왔는지,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장면이 끝날 때 그것이 내 쪽에 남아 있었는지예요. 태몽은 며칠만 지나도 말이 조금씩 바뀌거든요.
날짜와 꾼 사람도 같이 적어 두세요. 몇 해 지나면 누가 먼저 꿨는지부터 헷갈리기 시작하거든요. 사진처럼 남은 장면은 짧게 그림으로 그려 두는 것도 방법이고요.
적어 둔 기록은 아이가 자란 뒤에 꺼내 보기 좋은 이야깃거리가 돼요. 맞혔다 틀렸다를 따지는 대신 그 시절 마음이 이랬다는 쪽으로 읽어 주면 오래 남아요.
꿈 한 장면에 담긴 결은 꾼 사람만 아는 대목이 많아요.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장면을 적어 두고, 어떤 결로 읽히는지 무료 꿈풀이에서 짚어 보면 좋겠어요.


